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소환제를 도입해야 합니다

2010.05.19 17:08

[이정희 의원 본회의 반대토론]

민주노동당 이정희의원입니다.

국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은 국회윤리심사제도와 징계제도를 징계로 일원화하고,「윤리특별위원회 구성 등에 관한 규칙」 제12조에 따라 운영해온 윤리심사자문위원회를 국회법에 직접 규정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교섭단체 중심의 국회윤리특위 운영이 강화되고, 소수정당 비교섭단체는 더욱더 배제될 것이므로, 이 법안에 반대합니다. 

18대 국회 전반기 2년을 보냈지만, 직권상정으로 끝나지 않은 회기는 2009년 2월 임시국회 밖에 없었습니다. 거대 여당인 한나라당이, 국민 다수의 의견을 대변하려는 야당의 입장을 국회 의석이 적다는 이유로 무시하고 강행통과시키려고 했기 때문에 심각한 정치적 대립이 벌어졌습니다. 물리적 충돌은 그 결과입니다. 원인을 보지 않고 결과만 보아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18대 국회에서 국회윤리특위에 발의된 징계발의 안은 총 36건입니다. 이 중 동료의원에 대한 모욕 및 명예훼손·국회의 품위 훼손에 관한 건은 6건에 지나지 않습니다. 나머지 30건은 대운하·4대강 예산 저지, MB악법 저지, 한-미 FTA 비준 저지, 노동악법 날치기 통과 저지 등과 같은 여야의 극심한 정치적 대립 후 발의된 징계발의 안들입니다.

거대 여당의 독주를 견제할 제도가 마련되지 않으면 근본적 문제해결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국회의원은 국민들로부터 선출되었습니다. 국회의원들이 언제라도 국민들로부터 심판받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국회의원의 윤리적 책임은 물론 정치적 책임도 국민에게 지도록 하는 국민소환제가 해답입니다. 여당이 국민 앞에 당당하다면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소환제를 도입해야 합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소환제 도입을 의논하기는 커녕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에 대한 주민소환제마저 흔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의원에 대한 윤리심사는 교섭단체 소속 의원들로만 구성되는 국회윤리특위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외부 인사로 구성되는 윤리심사자문위원회의 자문위원 역시 교섭단체 대표들이 추천합니다. 윤리심사에 관여하는 기구의 구성과 운영 모두 비교섭단체는 철저히 배제한 채 교섭단체들의 정치적 구도 위에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징계발의 요건도 국회의장이나 소속위원장, 특위위원장, 모욕당한 의원이 징계발의를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20인 이상 국회의원의 동의를 요구합니다. 교섭단체만 징계발의가 가능한 셈입니다. 소수 정당이 스스로 징계발의할 수 있는 여지가 없습니다.

이 개정안은 국회의장 산하 국회운영제도개선자문위원회 활동결과보고서에서 제시된 안에 기초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 보고서의 국회운영방식 개선의 첫 항에는 교섭단체 요건을 “정당득표율이 5%이고 의석수가 10석 이상인 단일 정당”으로 완화하는 것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윤리심사 및 징계 요구요건도 의원 10인 이상의 찬성으로 완화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국회운영제도개선자문위원회가 주목한 소수 야당을 배제하는 고질적인 잘못이 되풀이되는 국회운영을 개선하는 방안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교섭단체의 기득권을 유지한 윤리심사에 관한 개정안만 받아들이는 것이 옳습니까.  

국회 충돌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국민소환제를 도입하는 것입니다. 여당이 국민을 무시하고 외면하는 행태에 대해 심판받을 자세가 되어 있다면, 두려워말고 도입하십시오. 그렇지 않은 한 국회의 극심한 여야대립은 물론 국회윤리특위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은 계속 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국민소환제를 당장 도입하지 못한다면, 적어도 현존하는 윤리심사제도를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하더라도, 교섭단체의 구성요건을 대폭 완화하고 소수정당도 참여할 수 있는 국회 내의 민주주의적 운영제도를 만드는 일이 반드시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